겨울의 쌀쌀함이 가시고 제법 따뜻함이 느껴지는 봄밤, 보슬보슬 비까지 내리니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해졌습니다. 이런 날은 따뜻한 집에서 편안하게 쉬는 것도 좋지만, 가볍게 산책이라도 나서고 싶은 마음이 들죠. 와이프와 함께 나선 밤 산책길, 걷다 보니 어느새 익숙한 간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바로 '역전할머니맥주'였습니다. 결국 산책은 뒷전이 되고, 자연스럽게 술집으로 발걸음을 향했습니다. 이번 방문은 군산 조촌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 익숙한 포장 맛집에서 직접 경험까지
사실 역전할머니맥주 조촌점은 저에게 '포장 맛집'이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외식하기 어려울 때, 여기서 먹태나 떡볶이를 포장해서 집에서 가볍게 한잔하곤 했거든요. 특히 이곳의 먹태는 다른 업체들보다 훨씬 바삭바삭하니 맛이 좋아서, 먹태가 생각나면 꼭 이곳을 찾곤 했습니다.
그리고 문득, 예전부터 군산에 있었던 '엘베강'에서 먹던 오징어입이 생각날 때면 역전할맥을 찾게 됩니다. 이상민 씨가 TV에 나와 오징어입을 유행시키고 어느덧 가격이 무지막지하게 오른 것은 정말 슬픈 일입니다. 나만 알고 싶은 안 주였었는데... 아무튼, 오징어입에 대한 그리움은 역전할머니맥주를 찾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2. 군산 조촌점: 옛날 기차를 닮은 공간과 비 오는 밤의 유혹
역전할머니맥주 군산 조촌점은 전라북도 군산시 궁포3로 13 디오션프라자 104호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밤이라 외관이 더 운치 있게 느껴졌습니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후 5시에 문을 열고, 금요일과 토요일은 새벽 1시, 그 외 요일은 밤 12시 30분까지 영업합니다. 라스트 오더는 마감 30분 전이니 늦은 시간 방문 시 참고하면 좋습니다.

내부에 들어서니 마치 옛날 기차의 내부와 비슷한 형태의 인테리어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벽면으로는 작은 담요나 손님의 짐을 올려놓는 선반이 있고, 기차선로를 연상시키는듯한 벽면 조형도 있었습니다. 내부에는 테이블이 10개 내외로 아주 넓지는 않지만, 친구와 둘이서 편안하게 앉기에는 충분했습니다. 이곳은 젊은 세대부터 저희처럼 가성비 좋고 편안한 분위기를 찾는 사람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손님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활기찬 공간입니다.


자리에 앉아 테이블에 비치된 태블릿으로 편하게 주문할 수 있습니다. 옛날 감성이 느껴지는 기본 안주 마카로니 과자가 제공되어 반가웠습니다.
역전할맥에 왔으니 시그니처인 살얼음 생맥주는 필수죠. 저는 시원하게 할맥 500ml (4,700원)를, 와이프는 가볍게 할맥 300ml (3,500원)를 시켰습니다. 그리고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 얼큰 짬뽕탕 (9,000원)을 주문했습니다.

"짬뽕탕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칼칼하고 얼큰한 국물에 쫄깃한 우동 면이 별미였죠. 해산물(홍합 등)이 마치 중국집에서 먹는 짬뽕 국물을 연상되게 했고, 불맛까지 느껴져 맥주 안주로 정말 좋았습니다. 비 오는 날이라 그런지 그 안에 들어간 우동도 정말 별미처럼 느껴졌고, 가격대비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메뉴들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치즈 라볶이 범벅 세트 (14,900원)는 뚝배기에 라볶이와 다양한 튀김이 함께 나와 가성비가 뛰어나 보였습니다.

멘보샤 (10,000원)나 30cm마약치즈돈까스 (9,000원) 같은 인기 메뉴들도 다음 기회에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살얼음 파인애플 (6,000원)은 매콤한 안주와 함께 시원하게 즐기기 좋아 보였고요.
3. 원조의 맛과 사라진 기억: 익산 OB 엘베강 이야기
역전할머니맥주의 인기가 전국으로 퍼져나가면서, 문득 이 브랜드의 시작점이 궁금해졌습니다. 익산에 OB 엘베강이라는 작은 맥주집이 그 뿌리라는 사실을 알고는 정말 신기했습니다. 예전 군산에도 나운동 등 여러 곳에 '엘베강'이라는 맥주집이 있었고, 그곳에서 친구들과 추억을 쌓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 그 익숙했던 엘베강들이 하나둘 사라져 간 것이 섭섭하게 느껴집니다. 새로운 탄생도 좋지만, 기억이 담긴 공간들이 사라져 가는 것은 기분 좋은 일만은 아니더군요. 세월이 흐르면서 변해가는 풍경 속에서, 익숙했던 것들이 사라지는 것을 볼 때마다 어쩔 수 없이 세월의 흐름을 느끼게 됩니다.

익산 OB 엘베강은 1982년 창업주 김칠선 할머니께서 문을 연, 역전할머니맥주 신화의 탄생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십 년의 역사를 간직한, 지역 주민들의 사랑방 같은 정겨운 분위기라고 합니다. 특히 엘베강의 오징어입은 그야말로 '존맛탱'이라는 극찬을 받으며, 숯불향과 짭조름한 감칠맛이 프랜차이즈 지점과는 비교가 안 되는 맛이라고 하니 언젠가 꼭 한번 방문해보고 싶습니다.
오징어입은 억지로 까지 말고 입에 넣고 돌돌돌 돌리면 딱딱한 내용물이 쏙 빠져나오거나, 아니면 그 부분만 잡아서 쏙 빼면 쑥 하고 빠지니 취향껏 드시면 됩니다.
엘베강의 살얼음 생맥주(500cc 3,500원) 역시 원조의 시원함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엘베강에서 맛보는 살얼음 맥주와 오징어입은 단순한 음식과 술을 넘어, 역전할머니맥주의 탄생 설화와 창업주의 삶이 담긴 한 편의 드라마를 음미하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프랜차이즈 지점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원조만이 가진 깊이와 감동이 있는 곳이죠.
4. 군산 조촌점, 편안하게 즐기기 좋은 공간
다시 군산 조촌점으로 돌아와서, 이곳은 저희처럼 간단하게 한잔하기에도 좋고, 다른 곳에서 식사 후 2차 장소로 오기에도 정말 좋은 곳입니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맛있는 안주와 시원한 맥주를 즐길 수 있으니까요. 시간이 좀 지나자 얼큰하게 드신 손님들이 하나둘 들어오고 매장이 북적이기 시작했습니다. 역전할맥 특유의 활기찬 에너지가 느껴졌죠. 다양한 연령대의 손님들이 함께 어우러져 시끌벅적한 활기가 넘치는 모습이었습니다. 너무 붐비기 전에 저희는 자리 정리를 하고 일어섰습니다.
군산 조촌동 역전할머니맥주: 익숙함 속 특별한 이야기
군산 조촌동 역전할머니맥주 방문은 익숙한 포장 맛집을 직접 경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시그니처 살얼음 맥주의 시원함, 짬뽕탕의 얼큰함, 그리고 여전히 생각나는 오징어입까지. 비 오는 밤의 분위기 속에서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맛있는 안주와 맥주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군산 조촌동에서 군산 술집이나 조촌동 술집, 혹은 조촌동 맛집을 찾으신다면, 가성비 좋고 편안한 분위기의 역전할머니맥주 조촌점을 고려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간단하게 한잔하거나 2차 장소로 방문하기에 좋은 곳입니다. 그리고 역전할머니맥주의 시작점인 익산 엘베강의 특별한 이야기도 기억해 주시면, 앞으로 마시는 살얼음 맥주 한 잔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올 것입니다. 사라져 가는 옛 추억의 공간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 곁을 지키는 역전할머니맥주에서 또 다른 좋은 기억들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군산 디오션 김복남맥주 후기
색다른 분위기를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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